
Spider Man Into the Spider Verse / Netflix
BUSINESS | 2026년 11월 | 2 MIN READ
스파이더맨은 어떻게 뉴욕을 콘텐츠로 만들었을까
익숙한 도시 하나가 IP를 만나 새로운 경험과 비즈니스 기회로 확장되는 방식.
WRITER jeongmin Lim
스파이더맨을 떠올리면 뉴욕의 고층 건물과 거리가 함께 상상됩니다. 이는 우연한 배경 설정이 아닙니다. 스파이더맨의 이야기에서 뉴욕이 오랫동안 중요한 무대였고, 이후 게임에서는 직접 탐험하는 도시가 되었으며 관광에서는 실제 방문을 유도하는 콘텐츠로 활용됐습니다. 스파이더맨과 뉴욕시티의 관계를 통해, 하나의 도시가 어떻게 새로운 자산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영화 속 뉴욕, 스파이더맨의 도시가 되다.
스파이더맨과 뉴욕의 관계는 캐릭터의 탄생부터 이어졌습니다. 1962년 처음 등장한 피터 파커는 퀸스 출신의 10대 뉴요커로 설정됐고, 이후 스파이더맨은 뉴욕을 지키는 친절한 이웃 히어로라는 정체성을 갖게 됐습니다. 영화에서도 뉴욕은 단순한 배경으로 소비되지 않습니다. 피터 파커가 생활하는 동네와 스파이더맨이 움직이는 도시가 겹쳐 있고, 뉴욕의 건물과 거리는 액션과 이동을 만들어내는 공간으로 이용됩니다. 뉴욕시 공식 관광 기관도 스파이더맨을 뉴욕을 대표하는 영화 속 캐릭터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캐릭터의 이야기가 특정 도시와 오랫동안 결합되면 도시 자체가 IP의 일부가 됩니다. 스파이더맨을 볼 때 뉴욕이 함께 떠오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영화가 도시를 새롭게 기억하게 만든 것입니다.
보는 도시에서 움직이는 도시로
영화에서는 관객이 스파이더맨을 뉴욕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봤다면,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직접 스파이더맨이 됩니다. 2018년 출시된 <Marvel’s Spider-man>은 보기만 했던 도시를 직접 움직이는 도시로 확장했습니다. 게임 속 뉴욕은 단순히 배경을 채우는 이미지가 아닙니다. 플레이어가 맨해튼을 직접 돌아다니고 건물 사이를 거미줄로 이동하며 도시 곳곳을 탐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인터랙티브 오픈월드입니다. PlayStation은 이를 <Marvel’s New York>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놀이터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관객이 뉴욕을 바라봤다면, 게임에서는 플레이어로서 움직입니다. 도시의 역할이 배경에서 경험의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Marvel’s Spider-Man 2>에서는 이 범위가 더 넓어졌습니다. 기존 맨해튼에 퀸스와 브루클린이 추가되면서 뉴욕 오픈월드의 규모가 거의 두 배로 확대됐습니다. 하나의 IP가 같은 장소를 다시 사용하면서도 매체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영화 속 뉴욕을 실제로 찾아가다.
화면 속 뉴욕은 실제 관광 콘텐츠로도 이용되었습니다. 2007년 <Spider-man 3> 개봉을 앞두고 당시 뉴욕시 관광기관이었던 NYC & Company와 컬럼비아 픽처스는 ‘Spider-Man Week in NYC’를 진행했습니다. 뉴욕의 다섯 개 자치구에서 스파이더맨을 주제로 한 행사와 프로모션을 운영했고, 박물관과 동물원, 도서관 등 지역의 문화·관광 시설도 캠페인에 참여했습니다. 2019년 <Spider-Man: Far From Home> 개봉 당시에는 NYC & Company는 소니 픽처스와 협업해 뉴욕의 다섯 개 자치구를 스파이더맨과 연결한 여행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Spidey-Eye Views of New York City’는 16개의 장소를 소개했고, 퀸스를 중심으로 스파이더맨의 고향을 둘러보는 여행 코스도 제안했습니다. 영화 속 장소가 실제 여행지로 연결되면서 뉴욕은 더 이상 영화를 보는 곳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스파이더맨을 경험하기 위해 직접 찾아가는 도시가 됩니다.
스파이더맨이 뉴욕을 콘텐츠로 만든 방식은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낸 것이 아닌, 이미 존재하는 도시를 자신의 이야기 안에서 꾸준히 사용하고, 매체가 바뀔 때마다 그 역할을 넓혀왔습니다. 영화에서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도시였고, 게임에서는 직접 움직이는 공간, 관광에서는 방문할 이유로 바뀌었습니다. 결국 콘텐츠의 소재는 반드시 새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공간이나 자산도 사람들이 어떻게 보고, 경험하고, 왜 찾아가게 할 것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스파이더맨에게 뉴욕이 그랬듯이,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지만 아직 다르게 경험하게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을지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