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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화면 밖으로 떠나려 하는가

(Image:Lydia)

TECHNOLOGY | 2026년 9월 | 3 MIN READ

우리는 왜 화면 밖으로 떠나려 하는가

여행의 미래는 기술과 현실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사람을 움직이고 현실의 경험을 통해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데 있다.

WRITER Ashley Kang

인터넷과 SNS의 발전은 여행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고 직접 떠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제는 가상현실과 AI를 통해 여행지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인간은 여전히 화면 너머의 공간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싶어합니다. 결국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디지털 콘텐츠가 완전히 재현할 수 없는 현장의 감각과 진정성은 존재합니다. 이러한 차이가 앞으로의 여행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SNS가 소비자의 여행 욕구를 자극하는 시작점이라면, 실제 공간에서의 경험은 그 욕구를 만족시키고 다시 방문하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인터넷이 더 발전할수록 우리는 정말 여행을 덜 하게 될까요?

인터넷이 막 보급되기 시작했을 무렵, 일부 미래학자들은 기술 발전으로 여행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세계관광기구 통계에 따르면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인 1995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5억 2천만 명이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났으나 2016년이 되면서 12억 4천만 명으로 두 배가 넘게 늘어났습니다. 오히려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인류는 더욱 여행을 갈망하고 더 많이 이동하고 싶어하는 것을 이 통계가 보여줍니다. 이제 여행은 단순히 유명한 랜드마크를 보러 가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나의 미적 취향을 공유하고, 발견하며, 그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취향 기반 여행’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SNS가 인류의 이동을 오로지 막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그 유명한 도쿄 타워나 오사카의 글리코상을 보러 일본에 방문하는 것보다, 대도시의 인파를 벗어나 일본의 고요하고 한적한 로컬의 매력을 담은 마쓰에시로 여행을 떠난 여행자들도 증가했습니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운 풍경이 깃든 사진을 보고 비행기표를 끊습니다. 이렇게 각자 개인의 취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SNS라는 매개체의 순기능을 우리는 단순히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2026년 SNS는 사진 공유를 넘어 실시간 몰입형 가상체험 (Virtual Tourism)과 AI 맞춤형 큐레이션 단계까지 발전했습니다. 우리는 굳이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집에서 편하게 누워서 가보고 싶었던 곳에 간접적으로 갈 수 있는 세상이 왔다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떠납니다. 우리 인류는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어하고 느끼고 싶어합니다.

왜 일까요?

아마도 인간에게는 경험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충족되어 있을 것입니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간을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즉 ‘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인간은 오랫동안 한 곳에 머무르기보다는 계속해서 이동하고 낯선 환경을 경험하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합니다. 화면은 장소와 감성을 보여줄 순 있지만, 그 공간에 존재하는 나 자신까지는 완전히 이동시킬 수 없습니다. 가령 파리의 에펠탑 사진을 보는 것과 실제 에펠탑을 관찰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입니다. 사진은 감성적인 에펠탑의 아름다움을 담을 수는 있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파리 로컬들의 대화소리, 자전거의 따릉이 소리, 거리에서 불어오는 촉촉한 빵 냄새까지 전달할 수는 없습니다. 바로 이 전달할 수 없는 것이 앞으로의 여행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드는 포인트는 스크린 밖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SNS는 ‘보여지는’ 여행으로 사람들을 문턱 앞까지 끌어들일 수 있지만, 그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힘은 오직 ‘경험하는’ 여행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화면에서 절대 편집할 수 없는 부분은 존재합니다. 그 도시만의 냄새, 공간을 분위기 있게 만들어주는 음악, 긴 대기 시간도 잊게 만드는 친절한 서비스. 이런 ‘경험하는’ 순간들이 인간들에게 계속해서 떠나고 싶게 만들고, 돌아오고 싶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여행자가 가상세계에서 간접적으로 체험하던 여행에서 벗어나 현장의 생생한 주체로 공존하는 순간, 비로소 진정성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비즈니스 자산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사각형 프레임 안에서 발견하지 못한 요소를 직접적으로 체험하는 그 결정적 순간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 시간을 투자하게 만드는 본질적인 요인입니다.

훌륭한 비즈니스는 단순히 아름답고 감각적인 이미지만 담기는 공간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의 삶에 오래도록 기억되는 연결고리를 설계합니다. SNS는 편리하고 영리한 마중물일 뿐, 메인 요리가 되긴 어렵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현명한 기획자들은 현장의 분위기를 담아 가고 생생함을 뽑아 가는 게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은 잠시 멀리하고 현실에 압도되어 그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끼고 ‘다시 오고 싶다’라고 중얼거리는 순간. ‘보여지는 환상’이 ‘경험하는 현실’로 바뀌는 그 중요한 변환점에서 여행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한 미래가 있습니다.

결국 인터넷이 발전한다고 해서 인간의 여행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화면에서 얻을 수 없는 경험의 가치를 더욱 선명하게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앞으로의 여행 비즈니스는 얼마나 아름다운 이미지를 보여주는가를 넘어, 소비자가 직접 그 공간에 머물며 무엇을 느끼고 기억하게 만드는가에 집중해야 합니다. SNS와 AI는 소비자를 여행지까지 이끄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그들의 마음속에 오래 남는 것은 화면 속 이미지가 아닌 현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감각과의 연결입니다. 결국 여행의 미래는 기술과 현실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사람을 움직이고 현실의 경험을 통해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여행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오래 기억되는 경험이 됩니다.